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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토리

비오는 날 만두 2018. 5. 7. 22:07


갱 유즈루x천사 토리 1

* 에이치는 대천사장이고, 토리는 그의 직속 천사라는 설정입니다. *



이젠 어쩌면 좋지….

 날개가 접힌 천사의 눈에서 눈물이 비집고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히메미야 토리. 그의 찬란하고도 고귀한 인생 중에서 이런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필이면 인간계에, 그것도 이리도 비참한 꼴로 떨어지게 되다니. 


' 에이치님…. '


 날아 올라가야만 하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떨어지면서 접지른 날개가 마냥 아프기만 하고, 제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아직 모를 천사장의 얼굴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며 눈물이 터져 나왔다. 소리 내어 울고 싶어도, 이 차디찬 바닥 위에서는 제 울음을 달래줄 이가 없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해. 난 히메미야 토리잖아. 그리 되새겨도 앞으로가 막막했다. 


' 이대로 인간에게 발각되면 어쩌지…? '


 이대로 있으면 분명 위에서 자기를 찾을 천사들이 내려올 게 틀림없다. 제가 누구인가. 고귀한 혈통, 대천사장의 직속 천사, 히메미야 토리가 아닌가. 분명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이 고귀한 몸이 사라졌으니까!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째야 하지? 인간에게 발각이라도 된다면? 그래서 이상한 곳으로 끌려가 버리면 어쩐단 말인가? 그럼, 그럼 난 영원히 올라가지 못하는 건가? 그러면, 그러면 에이치님도 더이상 보지 못하는거야?


" 그런건 싫어! "


 그리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비명같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토리는 곧바로 제 입을 막았다. 인간이 드문 골목이었다. 이런 곳에서 제 비명을 듣고 인간이라도 온다면, 그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었다. 무릎을 모아 얼굴을 묻었다. 어둠이 찾아온 골목은 어둡고, 눅눅했으며 끔찍한 곳이었다. 빨리 와주세요, 에이치님. 나 너무 무서워. 


 " … 꼬마? "


 토리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골목에서도 빛나는 두 눈, 끝을 묶어 내린 머리카락, 꽤, 불량한 옷차림… 


' 인간이잖아! '


 끔찍함에 터져 나오려는 비명이 딸꾹 거리는 소리에 묻혀갔다. 딸꾹, 딸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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